다른 길이 있다. Another Way

남자

여자


그리고 다른 길


오래간만이다. 압구정 CGV 아트하우스. 기록이다. 두 명이서 영화를 봤다. 날씨가 추워서인지 월요일이어서인지 퇴근전 시간이여서인지 이슈가 있어서인지. 5시 15분 타임. 관객은 두 명. 한 블록에 한 명씩. 아무도 없는 듯. 뒷 블록 중앙에서. 어둠 속에는 나와 쓸쓸한 주인공들 그리고 눈내리는 춘천이 있었다. 

예술 영화 상영관은 보통 시설이 약간 아쉬운 100석 내외가 많다. 개인적으로 10명 이내로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집중이 잘된다. 그래서 주말은 피하는 편이다. 어쨌튼 영화관 사장님이 들으면 현기증 날만한 소리다. 영화관이 잘 되어야 내가 갈 곳이 더 많아지는데. 관객이 많아질수록 답답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영화가 끝났다. 검은 새와 흰 새. 그들은 다른 길을. 같이 걸어가게 될까? 세 가지 소리가 기억난다. 얼음이 숨쉬는 소리, 정원아 그리고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의 호른 소리. 저녁이 되니 더 추워졌다. 출출하다. 김밥을 사서 빨리 돌아가야겠다. 매콤 견과류 김밥, 버섯 파프리카 깁밥 그리고... 아보카도 김밥은 없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Pavane pour une infante défunte - Maurice 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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