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부티크 엠에서 캐롤을 봤다. 컴포트 룸은 아담한 상영관이지만 그렇게 꽉 찬 것을 본 것은 처음이다. 요즘에 소위 다양성 영화들을 보러가면 생각보다 관객이 많은 경우가 많다. 인간애와 진정성이 부족한 시대에 살다보니 영화관에서만큼은 가슴에 와 닿는 무언가를 원하는 것 같다.
캐롤은 1950년대 뉴욕 맨하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시에는 드러내기 힘든 여성들의 애정을 보편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의 감정으로 표현해냈다. 필름 영화를 보는 듯한 캐롤은 배우들의 의상, 소품, 거리 모두 당시의 느낌을 완벽하게 재현한 것 같다.
케이트 블란챗은 틸다 스윈튼처럼 동성애과 이성애의 느낌을 넘나들면서 표현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배우이다. 캐롤에서는 다소 딱딱해 보이지만 끓어오르는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주인공의 캐릭터를 자신만의 독특한 느낌으로 담아냈다.
캐롤은 브로크백 마운틴과 굳이 비교하면 애절한 감동은 덜한 편이다. 생략과 압축을 통해 절제된 감정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영상은 충분히 아름답지만 뜨거운 격정이 좀 더 표현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캐롤의 원작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금의 값(The Price of Sal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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