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 마쥬어 Force Majeure


포스 마쥬어. 프랑스어로 Force Majeure, 영어로 하면 Superior Force, 우리말로 하면 거대한 힘, 불가항력, 어쩔 수 없는 상황 정도? 영화를 보고 나면 부제인 화이트 베케이션은 너무 마케팅적인 표현이다. 내용적으로는 마음의 눈사태가 더 맞는 것 같다.

멋진 설원과 그 곳에서의 벌어지는 의외의 사건을 기대하고 극장에 갔는데. 맞았다. 단 설원보다는 예상치 못한 순간적인 사건으로 주인공들의 클로즈업 화면이 예상보다 많이 등장한다. 뭔가 연기적으로 훌륭한 거 같지는 않지만, 말하기 껄끄러운 인간의 본성과 주위로부터 요구되는 도의적 책임에 대해 주인공과 관객 모두 고민하게 만든다. 처음에는 에바처럼 토마스를 자신있게 비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토마스도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 생긴다. 그리고 토마스는 인정하고 털어버리지 왜 저렇게 찜찜하게 행동하는지 답답하기도 했다. 에바도 너무한 게 다른 사람앞에서 너무 망신을 주면서 몰아치는 게 아닌가 싶다. 

자신의 아이가 바로 옆에서 아빠 아빠 부르는데 아이폰 먼저 챙겨서 달아났던 토마스는 영화 마지막 눈 속에서 와이프를 구해냄으로 해서 겨우 조각난 가족을 힘겹게 이어 붙인다. 그리고 5일 동안 기억의 불일치로 고생하던 가족은 마음의 눈사태에서 어느 정도 복귀된 채 리조트를 아무 일 없었던 듯이 당당하게 떠난다. 

그런데 마지막에 셔틀 버스에서 내려서 모든 사람들이 걸어가는 장면은 뭐지? 운전 기사도 문제가 있지만 운전 기사를 굳이 자극해서 버스에서 내릴 필요까지가 있었나? 겨울에 알프스 정상에서 어린애들과 함께 걸어서 내려온다는 것은 별로 상상하고 싶지 않다. 폭풍 전야처럼 관객을 자극하는 음악은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 3악장 폭풍이고, 산 정상에 자리한 마음을 설레게 하는 그림같은 리조트는 프랑스에 있는 Les Arcs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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