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립 투 이탈리아 The Trip to Italy


영국 신사? 두 분. 스티브 쿠건, 롭 브라이든. 실제 이름으로 연기인지 다큐인지 모르는 영화를 찍었다. 대사로 외워서 표현할 수는 없을 것 같은 대화를 마구 쏟아낸다. 도대체 대본은 어떻게 생겨먹은 것일까? 미니 쿠퍼를 타고 레스토랑 리뷰라는 명목 아래 이태리 구석 구석을 누빈다. 그런데 리뷰를 한다기보다는 이벤트에 당첨되서 먹방하러 오신 동네 아저씨들같다.

피에몬테, 리구리아, 토스카나, 로마, 캄파니아까지. 말이 되는 듯 안되는 듯 끝없는 수다, 민망한 성대모사, 혼자 애기하기. 아저씨들의 철없고 귀여운 지껄임들은 계속 이어진다. 앨라니스 모리셋의 Hand in my pocket 을 따라 부르기도 하고 여인들과의 원나잇 스탠드도 거침없다. 한 때 젊은 시절이 있었고 아직도 열정이 살아있는 남자들이다. 요즘 50대는 노년의 시작이 아니다.

두 아저씨의 무한대 구력 에너지 발산이 한 번은 멈추는 것 같다. 배 위에 누워서 일광욕을 즐길 때이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네 개의 마지막 노래 중 네 번째 노래 Im Abendrot 가 배경으로 깔리면서 세상이 조용해진다. 어머니가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남자가 나이를 먹으면 에너지가 다 입으로 간다고 하더라.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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