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앨리스 Still Alice


줄리안 무어. 나이가 들수록 아름다워진다. 조깅하는 그녀의 뒤태. 딸로 나온 케이트 보스워스인 줄 알았다. 자기 관리의 절정이다. 젊었을 때 크게 눈에 띄지 않았던 그녀. 우아한 미모뿐 아니라 연기력까지 시간이 지날수록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줄리안 무어는 스틸 앨리스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앨리스. 그러나 그런 자신을 더 이상 인식할 수 없게 만드는 병 치매. 이미 영화나 뉴스에서는 이슈화되어서 이제는 익숙해진 소재이다. 하지만 스틸 앨리스는 묘하게 집중시키는 힘이 있다. 특별한 감동이나 내용이 있지도 않다. 게다가 밴쿠버에서 서울을 향한 비행기 안에서 작은 화면, 불편한 자세, 엔진 소음을 견뎌가면서 봤다. 그래도 끝까지 쉬지 않고 볼 수 있었던 것은 배우들의 자연스럽고 섬세한 연기와 차분하고 냉철한 연출 때문일까?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스틸 앨리스라는 제목이 와닿는다. 여전한 나의 모습을 계속 유지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100세 시대에는 쉬운 일이 아니다. 죽을 때까지 누구나 자신의 위치를 지키면서 품위를 유지하고 싶어할 것이다. 경제적으로도 어려워지는데 치매에 걸린다면 상상만 해도 가슴이 떨린다. 우리 나라는 사회적 안전망이 정말 시급한 것 같다. 서울에 도착한다. 두 달만이다. 돌아가면 매드맥스를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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